자기를 위한 인간

에리히 프롬 지음 | 강주헌 옮김

발행
2018년 06월 20일
쪽수
376 쪽
정가
19,800원
전자책
13,800원
ISBN
979-11-6218-025-9
판형
135   x  205 mm

책 소개

자신의 삶을 책임질 수 있는 능력은

자기를 위한 인간이 되고자 하는 용기에 달려 있다. 

 

당신은 혼자서 설 수 있는가. 당신은 어떻게 홀로 우뚝 설 것인가

《뉴욕포스트》는 에리히 프롬을 동시대의 가장 독창적이고도 용감한 학자 중 한 명으로 꼽는다. 《자유로부터의 도피》에 이어 1947년에 집필된 이 책 《자기를 위한 인간》에서 인간에 대한 그의 해석에는 인간 본성에 대한 시대를 꿰뚫는 통찰이 담겨 있다. 또한 인간의 자율성과 이성에 반하는 보편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윤리를 용기 있게 비판하고 인본주의적 윤리학의 타당성을 재확인한다.

“그대들의 이웃 사랑은 그대들 자신에 대한 잘못된 사랑이다. 그대들은 자신으로부터 이웃에게로 도피하며, 그 행위를 그대들의 미덕으로 삼고 싶어 한다. 그러나 나는 그대들의 헌신의 정체를 꿰뚫어 본다. 그대들은 홀로 우뚝 서지 못하고 자신을 충분히 사랑하지도 않는다.”(니체)

에리히 프롬은 이 책에서 개인을 외부의 권력에 종속시키는 철학적 전통에 반박하기 위해 니체의 말을 인용하였는데, 이는 독립적 자아로 살아가지 못하고 스스로 행복을 포기해버리는 현대인의 혼란을 잘 나타낸 것이라 하겠다. 물론 다른 사람을 향한 사랑과 자신을 향한 사랑이 같지 않다는 니체의 이분법을 프롬은 동의하지 않았다. 니체가 공격한 ‘사랑’은 인간의 강점에 뿌리를 둔 사랑이 아니라 인간의 유약함에서 비롯된 사랑이기 때문이다. 인간 존재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애정을 가지고 프롬은 ‘자기애’에 대한 잘못된 의미를 밝히고, 진정한 자기애가 실현될 때 타인에 대한 사랑으로도 연결된다는 관점을 피력했다.  

자기중심주의가 보편적 행복의 기초라는 생각이 경쟁 사회의 기본 원칙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 사회는 이기적으로 살아서는 안 된다는 윤리의식도 함께 교육하고 있다. 이 모순된 가르침이 현대인을 혼란과 죄책감, 그리고 무력감에 빠뜨리는 가장 중대한 원인임을 에리히 프롬은 논박하며 불합리하고 모순된 가치 판단의 문제를 짚고 인본주의적 윤리에 대한 타당성을 객관적으로 전개해 나간다.

 

자신의 양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 

《자기를 위한 인간》에서 에리히 프롬은 인본주의적 윤리학의 타당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윤리적 행동의 원천들을 인간의 본성 안에서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다. 도덕적 규범들이 인간의 내재된 특성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그 규범들을 위반하는 경우 인간은 정서적이고 정신적인 붕괴를 겪게 된다는 것도 입증한다. 

여기에서 에리히 프롬이 강조한 것은 현대사회에서 양심과 윤리의 개념이 변질되어 전달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는 ‘양심’은 권위주의적 양심이다. 외적인 권위체, 예컨대 부모와 국가 같은 권위체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목소리가 ‘양심’인 것이다. 권위주의적 양심이 지배하면 사람들은 자신의 독자성을 희생하며 권위체에게 종속되고, 그 일부가 되고자 노력한다. 반대로 프롬이 주장하는 인본주의적 양심은 어떤 사람에게나 존재하고, 외적인 제재와 보상에 영향을 받지 않는 목소리, 요컨대 우리 자신의 목소리다. 양심은 우리 자신에 대한 우리 자신의 반응이며, 자신에게로 되돌아가 생산적으로 살아가며 충만하고 조화롭게 발전하도록 촉구하는 ‘참자아’의 목소리다. 이런 점에서 왜곡되지 않은 본래의 양심은 우리의 온전함을 수호하고, 우리 자아를 떳떳하게 보장하는 능력이다. 

프롬이 주장하는 인본주의 윤리학에서 최고의 가치는 자신을 사랑하는 ‘자기애’이며, 독립적인 개인으로서 자기를 바로 세우는 것이다. 어떤 권위체에도 종속되거나 휘둘리지 않고, 더욱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원칙을 내면에서 찾는 것이다. 자유를 두려워하고 자기파괴에 매몰된 현대인들에게 이 책은 시대를 뛰어넘어 또다시 귀중한 질문을 던질 것이다. 당신은 지금 내면의 진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가?  

저자 및 역자 소개

지은이 : 에리히 프롬
사회심리학자이자 정신분석학자로, 프랑크푸르트의 유태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하이델베르크 대학을 졸업한 후, 프리다 라이히만의 정신분석 치료소에서 정신분석학을 연구해 1927년 자신의 진료실을 열었다. 나치가 대두하자 1934년 미국으로 망명・귀화한 후 컬럼비아 대학에 재직했다. 1946년부터는 윌리엄 앨런슨 화이트 연구소에서 심리학자이자 정신분석학자, 정신과 의사로 재직하였다. 이후 멕시코 국립대학의 정신분석학과, 의과 교수로 재직했고, 1974년에 스위스로 이주했다. 저서 《자유로부터의 도피》 《사랑의 기술》 《소유냐 존재냐》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이다.

옮긴이 : 강주헌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프랑스 브장송대학교에서 수학한 후 한국외국어대학교와 건국대학교 등에서 언어학을 강의했으며, 2003년 ‘올해의 출판인 특별상’을 수상했다. 저서로 《기획에는 국경도 없다》가 있고, 옮긴 책으로는 《권력에 맞선 이성》 《촘스키, 세상의 권력을 말하다》 《촘스키처럼 생각하는 법》 등 노엄 촘스키의 저서들과 《유럽사 산책》 《문명의 붕괴》 《월든》 《습관의 힘》 《어제까지의 세계》 《인간이란 무엇인가》 《느리게 사는 것의 의미》 등이 있다.

목차

서문 

01 문제의 제기 

 

02 인본주의적 윤리학 

01 인본주의적 윤리와 권위주의적 윤리 

02 주관주의적 윤리와 객관주의적 윤리 

03 인간 과학 

04 인본주의적 윤리의 전통 

05 윤리학과 정신분석학 

 

03 인간의 본성과 성격

01 인간의 존재 조건 

02 인격

 

04 인본주의적 윤리의 문제 

01 이기심과 자기애와 자기 관심

02 양심, 자신으로의 회귀

03 쾌락과 행복

04 신앙과 성격 특성

05 인간에게 내재한 도덕력

06 절대적 윤리와 상대적 윤리

 

05 우리 시대의 도덕적 문제

 

옮긴이의 글

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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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사물에 대한 지배력은 커져가지만 개인적인 삶에서나 사회적인 삶에서는 무력감에 시달린다. 또한 자연을 정복하기 위한 새로운 수단을 끊임없이 구상해내지만 우리 현대인은 무수한 수단들의 틈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그 수단들에 존재 의미를 부여하는 궁극적인 목적, 즉 ‘인간 자신’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연의 주인이 되었지만 자신의 손으로 만들어낸 기계의 노예로 전락했다. 결국 물질에 대해서는 많이 알지만 인간다운 삶과 관련된 근본적이고 가장 중요한 의문에 대해서는 무지한 실정이다. 인간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며,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 엄청난 에너지를 생산적으로 방출하고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제대로 모른다.(본문 18쪽)

 

인본주의적 윤리는 인간 중심적이다. 그렇다고 인간이 우주의 중심이라는 뜻은 아니다. 가치 판단을 비롯해 어떤 식으로든 판단을 내릴 때는 물론이고 심지어 감각적으로 지각하는 경우에도 인간은 자신의 특이성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또한 오직 그런 이유에서만 개개인의 가치 판단은 유의미하다는 점에서 인간 중심적이란 것이다. 요컨대 인간은 ‘만물의 척도’다. 인본주의는 기본적으로 인간이라는 존재보다 소중한 것은 없고 고귀한 것도 없다고 전제한다.(본문 34쪽)

 

현대사회에서는 행복과 개성과 개인의 이익이 유난히 강조되지만, 이상하게도 삶의 목표는 줄곧 행복(신학적으로는 구원)이 아니라 노동에서 얻는 성취감, 즉 성공이라고 가르쳤다. 돈과 명성과 권력은 우리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자극제인 동시에 목적이 되었다. 우리는 각자의 행동이 자신에게 이익이 될 거라는 착각에서 행동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이익을 배제한 채 다른 모든 것을 위해 행동하고 있을 뿐이다. 결국 우리 자신의 삶과 삶을 살아가는 기술을 제외하고 모든 것이 우리에게 중요하다. 달리 말하면, 우리는 자신을 제외하고 다른 모든 것을 위해 존재할 뿐이다.(본문 43쪽)